부자일기

아듀 2013

정보톡톡 2013. 12. 31. 23:48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느낌좋은 글이 있다. 세상은 그렇게 오롯이 나혼자 와서 나혼자 힘들다가 나혼자 가는 것이라는 뜻이 포함되어있는 어느 불경속에 한 구절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다.


난 드디어, 나혼자서 인생을 계획하고 살아야 한다. 늘 일정한 틀에서 가둬놓고, 아니 정확히는 다른 사람들이 혹은 사회제도로 만들어놓은 틀 속에 나를 가둔채 오래 동안 살아왔다. 눈뜨면 씻고, 엄마가 챙겨주시는 밥을 먹고 일정한 시간에 나가서 지하철을 타고 회사를 갔다, 회사에 가서는 일정한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고 하루의 작업을 시작했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 그저 사무적인 일상정도였으면 난 아마 충분히 양보하며 이 안정된 생활을 즐길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여기에는 일상적인 사무적인 강도 + 알파가 존재했다.



눈물나도록 힘든 일이었다. 아마도 나 정도의 나이와 경력이 되는 사람에게도 너무나 힘든 일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 물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내가 선택한 일이라 후회는 없지만, 원래 입사할 때 일보다는 훨씬 나랑 맞는 일이라 후회는 없지만, 힘든 것은 어쩔수 없다.


잊어버리고, 지워버리고 털어내면서 그렇게 5년을 버텼다. 참 징하게도 버텼다. 나니깐 버텼고, 나니깐 이겨냈다. 이제는 예전보다 덜 힘들고 거진 모든 업무를 잘 처리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문득 문득, 내가 여기서 뭔짓하나 싶을때가 많다.


이건 아닌것 같다. 이런 대접 받으면서 여기서 뭔 엄청난 영화를 보려고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만두게 될 것을 예상하며 차근차근 사업을 준비했다. 뭐, 그다지 회사생활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회사생활에서 배웠던 일들은 지겹도록 다시는 하기 싫다.


문득 문득 정들었던 내 자리, 우리 부서팀원들, 내 컴퓨터는 그리울 것 같다. 맛나던 된장찌개 파는 행복식당이모, 그런 것들이 그리울 듯 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의외로 모진 것 같지만, 단순하고, 쉬이 지워진다.




이런 알랑들롱한 추억들도 금방 지워질 것이라는 것을 난 안다. 나도 그들도 그렇게 많은 기억들을 지우고 새로운 기억들을 심으며 살겠지?


아듀 2013. 아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