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에 대한 짧은 생각
우리나라에 살면서 이렇게 지진에 대해서 예민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작년 9월 경주 지진, 올해 포항 지진, 이런 일을 겪으면서 이건 실제적인 문제구나, 이제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다. 난 경북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가까운 친척 어르신들이 계시고, 실제 작년에는 경주에서 직접 며칠 여행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경험했던 터라 남일 같지가 않았다.
이게 그냥 흔들리는 구나 이런 느낌이라 아니더라. 진짜 내가 서있는데, 땅이 가로로 막 누가 흔드는 느낌.. 마치 내가 작은 소인이 되어서, 어느 작은 인형의 집에 들어가 있는데, 큰 거인이 그것을 장난삼아 막 흔드는 느낌이었다. 진짜 이러다가 집이 무너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친척 어르신 집이었는데, 같이 놀라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서 근처 초등학교에서 며칠을 지내야만 했다. 그러고 일주일후에 또 경험한..ㅠ.ㅠ 더 무서웠던 지진.
결국 그 어르신은 대구에 있는 아드님 댁으로 피신을 하고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그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한동안, 나는 그 진동때문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던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내는 진동, 오토바이가 내는 진동, 윗집에서 쿵쾅거리면서 걸을때 나는 진동 등이 너무나 예민하게 다가왔다. 그동안에 모르고 지나갔던 모든 것들이 급예민해진 것이다.
그리고는 올해도 또 큰 지진이 왔다. 이번에는 서울에 살고 있었음에도 느껴졌다. 워낙에 진동에 예민해져서 그럴지도 모른다.진짜 이제는 아파트에 살고 싶어지지 않아졌다. 이사가고 싶은 생각이 최근에서야 들게 되었다. 단층주택으로 이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