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필요해~


늘 느끼는 거지만, 난 제대로 쉴줄을 모르는 것 같다. 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잘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쉰다면 푹 자고, 잘 먹고, 티비 실컷보고, 컴퓨터게임이나 좀 하고,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 정도로 끝나는 것은 아닌것 같단 말이다.



과연, 무얼하면서 지내는 것이 휴식인가, 무얼 해야하는 것이 휴식인건지 사실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 아무것도 안하고 이렇게 푸근한 호수나 숲에서 푹 쉬는 것이 제대로 되는 힐링 같은데, 과연 그것을 할려면 또 얼마나 많은 것을 준비해야하는지 말이다.



공기좋고 물좋은데를 갈려면 그 역시 돈이 들고, 그 돈을 들고 가도 한창 여름 성수기철에는 제대로 손님 대접 못받고 바가지 요금이나 실컷 쓰고 오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일반인들, 그 중에서 나같은 사람들의 휴가철 모습이 아닌가 한다.



조금 편하고 넉넉하고 여유있게 쉬었다 올려면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워야하는가 말이다. 일단 여유가 있을려면,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하고 결과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다면, 둘다 있어도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그건 제대로 휴가를 지낼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넘에 휴가중에는 어디가서 뭔가를 많이 보고, 체험하고, 좋은데서 자고 오고 하는것이 휴가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런 휴가보다는 휴식을 필요로한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일상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안하는 일상, 그냥 먹는거와 자는거와 책도 한두권 읽고 아무것도 안할 자유를 내게 주고 싶다.



그래야, 많은 것들이 쌓여서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왔을때 나는 또한 더 많은 것들을 할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은 노력을 할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낼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휴식~~ 그런데 그런 제대로 된 휴식은 과연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지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주 예전의 이야기다. 수년전에 아는 분 시골집에 간 적이 있었다. 핸드폰이 터지다 안터지다 하는 곳인데, 산밑에 첫마을로 공기가 그렇게 달 수가 없었다. 물론 벌레는 좀 있었지만, 벌레도 좋은 공기를 좋아하나 보다. 밭에서 방금 딴 각종 채소들을 쓰윽 씻어서 양념을 넣어서 비벼 먹었을때 맛을 잊을수가 없었다.


원래 그런 생야채는 잘 먹지 않는데도 정말 맛있었고 소화도 잘 되었다. 티비도 없고 신문 잡지도 없고, 불끄면 암흑천지인 곳에서 푹 하룻밤 자고 왔을때 몇시간 못잤지만 얼마나 푹 잤는지 기운차게 일어났었다.


그런곳에서 하룻밤에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